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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체에 담은 Museum
동엽 겨우내 움츠렸던 숨을 내몰아 뱉어 호기의 기지개로 순을 뻗어낸 그때를, 가득찼던 짙푸른 기억 황홀한 피움과 찬란한 맺음 존재의 이유를 다하던 그때를, 회상으로 갈음해야 하는 된바람 몰고온 겨울즈음 이젠 버겁던 열정까지 끈을 놓아버린 민가지가 나머지 옷을 떨군다 만발의 기약을 놓지 못하고 아득한 미련을 잊지 않으려 빛 바랜 윤곽만이라도 남긴다 실바람에 흔들릴 여력도 내 힘으로 떨구어질 기력도 그저 너털거릴 뿐 미동도 허락하지 못한다 다시는 바래 볼 수도, 꿈꿔 볼 수도 없는 동엽은 그렇게 남아 숫눈을 맞는다 마지막은 다시 시작만이 정해 놓는다 ...케니 https://youtu.be/XcZlaTMX7SE 20230128K/E/N/N/Y...
비 버선발 부끄러워 새치름한 새색시 발그레한 속내 수줍어 원래 색을 바래나 보다 비스듬히 속치마 흘겨 날리며 옅디 옅은 살내 퍼져 온 대지의 내음을 섞는다 풀먹여 가실가실한 옷섬 마주 스치듯 살랑이며 잰걸음 귓가를 바잡다 여태 님은 는개였던가 ...케니 https://youtu.be/zPvELdd6Zx8 20230114K/E/N/N/Y...
다솜 보고싶다 늘 있을 거기에 또 미안하다 아무것도 없기에 불현듯 나타나 솜사탕같이 피어 오르며 달콤하게 하얗게 내려앉아 애닳아 찢어지게 시커멓게 휘몰아 감당하지 못하게 그렇게 구름은 허공에 마음에 어디에 자리잡는다 흘러가면서 늘 같은자리를 잔잔하게 꿈꾼다 찬란한 일몰에도 녹색 섬광 스치듯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고 정처를 가른다 가는게 아니라 오는 것일지도 믿는게 아니라 믿고 싶은 것일지도 연기처럼 안개처럼 부질없을지도 그렇게 자리잡는다 ...케니 https://youtu.be/SrOPfExfor4 20230104K/E/N/N/Y...
기다림 생소함이 낯설지 않다 늘 앞에 누군가가, 혹은 한 뭉치의 텀이 막연하다 그리 오래지 않을거란 기대로 시작한다 아예 적잖이 없다 여기기도 한다 습관처럼, 어김없이 내 몫은 짙다 뭘로 채울지 숙고하다 꺼리를 찾음에 작은 위안으로 지남의 흐름을 즐긴다 그러다 저만치가 어느덧 다다름을 인지한다 짧은 설레임은 더딤에 무너진다 바로 다음이 어색할만큼 조급이다 학의 목이 되어가면 무심코 조우하게 된다 허나 막상이 허무에 허우적거린다 아무래도 이 생의 대부분은 기다리다 저 생을 기다릴 것 같다 고도를 기다리듯이.. ...케니 https://youtu.be/DBgbpRyx7OA 20221202K/E/N/N/Y...
아들내미 경이로 만난 환희의 선물 닮은게 기특해 닳고 또 닳네 어느 기쁨에 비할까 옥금이와는 견줄수도 없는 또 다른 나, 묵직한 든든함이 압권이네 휘영청 훌쩍 웃자란 갈대마냥 내 아버지에게 나도 물가의 갈대였을건만 곧추선 억새마냥 헤집인건 아닌가 여들여들이 드레지게 그렇게 믿는다 ...케니 https://youtu.be/eOJrX5H9gVI 20221110K/E/N/N/Y...
거미 더 촘촘히 맨드리하게 짜 낸다 그것도 이중, 삼중으로 그 어떤 것 도 그냥 지나지 못하게 걸려들게 그리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꼼짝않고 기다린다 그 황홀한 움직임을, 진동이 커져 떨림이 거세면 다만, 찢겨저 나갈 만큼은 아니길 바라면서 때론, 어둑한 안개나 아침이슬이 영롱하게 영글어 표나게 보석같이 빛나게 드러나도 걱정말라고 곧 말라 없어질거라고 거센 바람이, 큰 무언가가 해살해 흔적없이 사라져도 염려말라고 다시 치면 된다고 누굴 갇히게 할거니까 8개의 눈과 다리로 그렇게 살면 된다고 튼튼하게 여유롭게 허나, 혼자여만 한다 여기 있어야만 한다 지가 갇힌지도 모르고 세류에 얽혀 버린건 아닐지 검은 옷 가장하야 ...케니 20220820K/E/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