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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시 (16)
피사체에 담은 Museum
아까시 한 눈 가득히 우아함으로 허연 꽃송이가 도담스럽다 단 꿀 머금은 온 향이 숨막힐 듯 새뜻하다 그 수줍던 초아 청초한 잎송이되어 그 어디서라도 쉬이 찾으라고 춤춘다 꿈같던 봄날 죽어도 좋을 듯 그 무엇도 대신 할 수 없다 이내 애닯은 기다림이 한움큼되어 겨울 함박눈 아늘거리듯 꽃차례 떨구어 아련히 여름을 이끈다 엄마 품같이 수북했던 미소도 잎떼기놀음같이 흐뭇했던 유희도 이젠 되알진 까시로 남아 구순했던 추억마저 다음을 기약한다 내내 뻗어서 마지막은 다시 시작만이 정해 놓는다 ...케니 https://youtu.be/LwzEEA5Qork 20230517K/E/N/N/Y...
윤슬 그댄 저 멀리서부터 감빛 끌림으로 꿈 같은 장난을 흩날려 늘 나에게 이어져 오로시 나만 가만히 바라본다고 속삭인다 그댄 이젠 다가서지도 너무 눈부셔 차마 쳐다보지 못해도 차라리 수없는 작은 물비늘로 흩뿌려 잔물결로 일랑여 바로 보지 못해도 비껴 보라고 금빛을 은빛으로 붙잡는다 그렇게 한 동안 희롱이다 이내 다시 감빛 노을로 아쉬움을 남긴다 그댄 아스라이 어둑해져 실망이 헤살 놓을까 맘껏 볼 수 있어도 몰래 보라고 쇠잔하지만 잔망한 어둠에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미소를 온 빛을 잔물결에 입힌다 그댄 헤어날 수 없는 반짝임과 낮은 소리로 길을 잃은 나에게 오지게 되뇌인다 마지막은 다시 시작만이 정해 놓는다 ...케니 https://youtu.be/Q_325Clgcrw 20230..
봄 묵은 눈마저 허망해져 다시 가을 날리는가 싶더니 어렴풋 어릴 적 맡았던 터미널 내음이 스친다 금방이라도 떠날듯 시동걸린 완행버스에 잠시 자리 비운 엄마 기다리며 행여나 움직일까 하염없는 걱정에 조바심이던 꼬마의 안절부절이다 떨리는 차창밖만 쳐다보다 다음 계절이 와야 떠날 수 있는 기나긴 겨울마냥 비로소 봄처럼 엄마가 왔다 겨울처럼 갔던 엄마가 봄처럼 왔다 보고 또 보고 그래야 봄인가 보다 그런 봄이 또 왔다 ...케니 https://youtu.be/ndFHl7kqtGI 20230322K/E/N/N/Y...
동엽 겨우내 움츠렸던 숨을 내몰아 뱉어 호기의 기지개로 순을 뻗어낸 그때를, 가득찼던 짙푸른 기억 황홀한 피움과 찬란한 맺음 존재의 이유를 다하던 그때를, 회상으로 갈음해야 하는 된바람 몰고온 겨울즈음 이젠 버겁던 열정까지 끈을 놓아버린 민가지가 나머지 옷을 떨군다 만발의 기약을 놓지 못하고 아득한 미련을 잊지 않으려 빛 바랜 윤곽만이라도 남긴다 실바람에 흔들릴 여력도 내 힘으로 떨구어질 기력도 그저 너털거릴 뿐 미동도 허락하지 못한다 다시는 바래 볼 수도, 꿈꿔 볼 수도 없는 동엽은 그렇게 남아 숫눈을 맞는다 마지막은 다시 시작만이 정해 놓는다 ...케니 https://youtu.be/XcZlaTMX7SE 20230128K/E/N/N/Y...
비 버선발 부끄러워 새치름한 새색시 발그레한 속내 수줍어 원래 색을 바래나 보다 비스듬히 속치마 흘겨 날리며 옅디 옅은 살내 퍼져 온 대지의 내음을 섞는다 풀먹여 가실가실한 옷섬 마주 스치듯 살랑이며 잰걸음 귓가를 바잡다 여태 님은 는개였던가 ...케니 https://youtu.be/zPvELdd6Zx8 20230114K/E/N/N/Y...
다솜 보고싶다 늘 있을 거기에 또 미안하다 아무것도 없기에 불현듯 나타나 솜사탕같이 피어 오르며 달콤하게 하얗게 내려앉아 애닳아 찢어지게 시커멓게 휘몰아 감당하지 못하게 그렇게 구름은 허공에 마음에 어디에 자리잡는다 흘러가면서 늘 같은자리를 잔잔하게 꿈꾼다 찬란한 일몰에도 녹색 섬광 스치듯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고 정처를 가른다 가는게 아니라 오는 것일지도 믿는게 아니라 믿고 싶은 것일지도 연기처럼 안개처럼 부질없을지도 그렇게 자리잡는다 ...케니 https://youtu.be/SrOPfExfor4 20230104K/E/N/N/Y...